[사진 출처 : 한국생태연구소]

울릉도, 그 낯선 밤의 소음 속에 생명의 신호가 숨어 있었다.
한국생태연구소(대표 남궁 형) 조사팀이 지난 주 울릉도에서 진행한 생물다양성 조사 결과, 이 작은 섬이 여전히 중요한 생물들의 피난처임이 확인됐다. 도심의 불빛도, 사람의 발길도 드문 그곳에서 법정보호종 흑비둘기와 맹꽁이가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조사는 3일에 걸쳐 진행됐다. 바위 틈을 훑고, 젖은 이끼 위로 과학자들의 발자국이 남았다.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비들—소리 센서, 생체 반응 감지기—그리고, 수첩 대신 들려 있는 좌표기록기와 음성기록장치가 이들의 눈과 귀였다.
“우리는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생명은 시끄러운 곳에서 잘 숨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의 말은 단순한 기술적 조언이 아니라, 이들의 생태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철학이었다.
첫날,  나무 꼭대기에서 낮게 퍼지는 날갯짓 소리. 카메라에 포착된 흑비둘기의 실루엣. 검은 깃털과 선명한 눈빛을 가진 이 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도서지역에서만 간신히 생존 중이다.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흑비둘기는 우리가 잊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균형추다.
둘째 날, 비가 내리던 새벽. 도심 한켠 버려진 배수구 근처에서 맹꽁이 특유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직접 확인은 어렵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조사팀은 이 소리가 단순한 개구리의 것이 아니라 법정보호종의 신호임을 알아챘다.
“맹꽁이는 도심의 그림자에 숨어 삽니다. 우리가 알아차릴 즈음이면, 이미 떠났거나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번 조사에서 포착된 두 종은 단지 보고서의 데이터가 아니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오늘날의 생태계 현실을 말해준다. 울릉도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생물다양성의 작은 섬이지만, 그 미래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한국생태연구소는 이러한 현장 기반 탐사조사를 통해, 단순한 보호를 넘어선 적극적인 생태계 해석과 대응의 실천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섬의 밤을 지키는 이들의 조용한 분투는, 대한민국 환경 보전의 최전선에 서 있다.


문의처: 한국생태연구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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